포르투칼: 리스본에서 알가베까지의 여행
지갑을 열까말까 고민하며 여행을 궁상맞게 만드는 아찔한 가격과 별 이변이 없는 정리정돈된,도도한 비인간미의 선진국 여행보다는 아시아의 오지여행을 늘 선호했던 나는 유럽에 인연을 두고도 유럽에 별 정을 못 느끼며 살았다.
유럽인들이 좋아라하는 맛과 멋과 유서 깊은 이탈리아는 나도 동경하는 곳이지만 나이 들어서 힘 없을 때 가도 되는 이웃나라이니 뒤로 미루었다.
유럽 중에서도 좀 덜 발달되고 푸근한 곳을 찾다 보니 동쪽의 불가리아,북쪽의 발트 3국,서쪽의 포르투칼이 있었다. 팍팍하게 살고 있고 결코 그네들 나라에서의 휴가가 순조롭지 않을 거라는 말을 듣고 가 본 그곳은 이국의 매력을 간직한 남서유럽의 보석이었다.
여름 성수기라 가격은 결코 싸지 않았지만 관광객에게 돈을 쏙 뽑아 내려 잔머리를 굴리기에는 그들은 느긋했고, 불경기라 표정이 밝지 않은 건지 원래 자기애와 도도함 때문인지 구분이 안 되는 표정과 오래 묵은 개인주의가 그들에 대한 인상이다.
남유럽인이면 피가 우리랑 남다른 열정이 있을텐데,,,,라는 기대를 주말 구시가지 곳곳에 펼쳐지는 예술가의 거리 공연이 져버리지 않는다.
어느 누구와도 색깔이 다른 그들만의 음색으로 리듬을 탄다.
우리나라에 80년대 잠시 인기를 끌었던 구슬픈 아멜리아 로드리게츠의 노래 쟝르인 Fado를 수많은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디너쇼로 상업화해 관광객을 끌어 들인다.이 작열하는 태양 아래 이 구슬픈 감정이 나올 게 뭐 있다고.
슬퍼지려 하다 가도 상업화된 파도는 더 이상 슬픔을 주지 않는다, 적어도 내겐.
자본주의를 유지해 온 유럽 치고는 별 다른 산업이 없어 못살고, 집을 고치지 않아 허물어져 가는 집들을 간간이 두고도 딴 집들은 멀쩡히 살고 있고, 흥청대는 야외 식당 손님들 쪽으로 위층에서는 빨래를 털어 말리는 노인이 있고, 제 멋에 사는 거리 예술가들이 있고 대놓고 하시시를 대낮에 파는 꾼이 있고 공정 거래와는 상관없이 싼 임금으로 만든 질 좋고 예쁜 패션 아이템이 넘쳐 나고, 절벽과 써핑 하기 좋은 파도와 백사장이 있어 내게 푸근함을 준 이곳으로 또 오고 싶다.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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